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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혼자 생각

[영드] 이어즈&이어즈(Years and Years)

by PARKYEON 2022.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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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두려워하는 미래를 보라

이어즈&이어즈(Years and Years) 2019부터 2034년 정치, 경제, 과학기술 등의 변화로 빠르게 변화하는 영국의 한 가정사를 그리고 있다. 이 드라마는 어쩌면 우리가 기대하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했던 모든 모습들을 담고 있다. 양극화, 방사능 피폭, 난민, 성소수자, 금융위기, 바이러스까지 드라마는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이슈들을 정교하게 그려낸다. 소비, 투표, 일자리, 연애 등 개인의 일상적이고 지극히 평범한 선택과 행위들은 다시 또 개인과 가정에 영향을 미치며 그로 인해 인물들이 겪게 되는 사건들은 드라마를 보고 있는 우리에게 하여금 '올바른 선택을 하라' 라는 메세지를 끊임없이 전달한다

 

 

What Happens Next

드라마 속 인물들은 핵이 떨어져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을 살아가며 신체 일부에 칩을 심고 뇌를 기계에 연결해 트랜스 휴먼이 되어 살아간다. 시대가 역동적으로 변해도 사람들은 놀랍도록 빠르게 적응하며 그에 맞추어 살아간다.

드라마에서 가족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도 비현실적이며 미래에나 일어난 법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어쩌면 그 모든 일들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노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식인들의 예측과 수 많은 기사들은 어쩌면 남 일 같고, 아직까지 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흐린 눈으로 넘어가는게 보통이다. 우리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 힘쓸 수 없는 나약한 존재들이며, 모든 것은 정부와 있는 자들의 탓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라는 그런 생각들. 드라마 속 인물은 세상이 이렇게 되어버린 것은 모두 우리 탓이라고 말하지만, 가족들은 그게 왜 우리 탓이냐 반발한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기계에 의해 잠식당해 버린 일자리로 높아지는 실업률과 낮아지는 인건비에는 반발하지만 인건비를 줄여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된 물건에 기뻐한다기업의 무분별한 확장과 개발에는 환호하지만 이로 인한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에는 불편을 토한다. 드라마는 이러한 우리의 민낯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거울에 비춰준다

 

드라마는 우리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느낄 걱정과 불안, 고통들을 직접적으로 연출했다. 보는 내내 통쾌하기도 불편하기도 한 이유는 내가 보고 있는 장면의 풍자 대상이 '그들'이었다가, '우리'였다가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미래가 전부 내 탓이라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그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아주 오래 전부터 이러한 경고를 듣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모두 우리 탓이다, 올바른 선택을 해라 지금의 무언가가 고통스럽다면 미래의 또 다시 올 불안과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에게 펼쳐질 '뉴 노멀'은 어떤 모습일까. 그건 우리가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 모두의 탓이다' 말하는 인물이 화면 속에서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은 내 착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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